인.물.평.론 2008.02.10 17:53

안티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박정희의 친일행적 10가지란 글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독립군 110여회 토벌설과 간도특설대 복무설이다. 근거? 물론 근거가 있을리 없다. 이를 테면 정황논리가 주를 이루는 모양인데 만주군에서 복무했으니 독립군과 필시 조우했을게 아닌가 하는 식이었다. (☞ 근거 ①)

그러다가 16대 총선을 앞두고 어용방송 MBC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만주의 친일파"에서 박정희의 간도특설대 복무설을 부각하고 곧이어 "알몸 박정희"라든가 "일송정 푸른 솔에 선구자는 없었다" 와 같은 책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면서 박정희의 간도특설대 복무설, 독립군 토벌설은 거의 정설(?)처럼 굳어져왔다. (근거 ②)

근거 ①은 독립운동史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적 소양이 있는 인간들이라면 동북항일연군이 괴멸된 시기와 화북 조선독립연맹 조선의용군의 활약地 정도는 알고있을테니 이 얼마나 개솔이에 불과함인지 알 것인 즉, 일단 무시하기로 하고 우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근거 ②부터 살펴보자.

MBC와 오마이뉴스, 경향신문 측에서 박정희 간도특설대 복무설의 근거로 삼은 것은 『중국조선민족발자취총서(4)』 「결전편」에 단 몇 줄 실린 차상훈의 증언이다. 차상훈은 주재덕의 "탄백서(坦白書)"에서 박정희가 간도특설대원으로 기술된 사실을 거론하며 이를 관련자 몇명의 진술과 함께 엮어 총서에 기재하게 된 것이다.

오마이뉴스 기자 정운현은 몸소 이를 보강 연구하기 위해 일본과 연변 일대를 샅샅이 뒤졌으나 물증 확보에 실패한 후 "근거없음"의 결론을 내린다. 이에 연변 사학자 박창욱은 그의 제자들과 같이 박정희의 근무지와 간도특설대 전임자들을 대상으로 집중 조사했으나 역시 실패하고 정운현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탄백서(坦白書)란 중공과 북한의 친일청산 방법으로 활용하였던 것인데, 친일 전과가 있는 자는 인민재판시 자신의 죄상을 모조리 탄백하여 그 용서를 구하는 형태를 말하는 것이다. 물론 짜여진 각본이었지만, 아무리 극악한 전과가 있는 자라도 이런 식의 면죄방법을 통하여 합법적으로 죄사함을 받았다고 한다. 탄백서는 일종의 반성문이다.

이 주재덕의 탄백서는 박정희라는 실명이 없고 대신 마쯔모도라는 일본 이름이 등장한다. 이 마쯔모도는 함형도의 증언에 의해 "알고보니" 박정희로 알려지게 된다. 소위 간도특설대가 위치하던 명월구의 냉면집에서 기생 끼고 놀던 이가 바로 마쯔모도 박정희라는 식이다. 이들의 증언들은 마쯔모도 박정희가 1939년 대사하 전투에 참여했으며 그때 살아남은 공로로 무공훈장을 수여받은 바 있는 소위 잘나가던 간도특설대원이었음을 얘기하고 있다.

여기서 박창욱은 의심을 하게 된다. 박정희는 『위만주국 정부공보』에 의거 『박정희』라는 이름으로 1939년 10월에 목단강 부근에서 만주군관학교 입학시험을 쳤고 1940년 4월에 동 학교에 입학하였기 때문이다.



박창욱은 시기적으로 도저히 일치할 수 없는 위 탄백서와 관련된 증언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직감하게 된 것이다. 이에 그는 추적을 계속한 끝에 만주국 공적조서에 위 무공훈장 수여자 마쯔모도가 조선인 이름 현학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조사를 그만 덮는다. 즉, 박정희=간도특설대원 說은 그를 깍아내리기 위해 집요하게 조사를 한 사람들이 혐의없음으로 이미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는 것이다.

국내의 많은 진보성향의 학자들도 박정희의 간도특설대 근무설을 입증하기 위하여 1939년부터 1945년까지 간도특설대에 근무한 조선인 명단을 샅샅이 뒤졌으나 실패한다. 신주백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는 『연변조선족자치주 공안국』 조사결과인 「特設部隊」의 내용을 근거로 추가조사를 시도하였으나 박정희의 관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당연한 결과이다.


박정희는 "朴正熙"라는 조선인名으로 1939년 9월까지 문경시에서 훈도로 재직하였음을 다음의 조선총독부 직원명부를 통해서도 알 수가 있다. 박정희 일가가 창씨개명 신고를 한 것은 1940년 2월 17일이다. 고로 만주에서 1939년에 간도특설대원 마쯔모도로 대사하 전투에 참여하여 무공훈장을 수여받았다거나 1940년 명월구 냉면집 근처에 정복차림으로 출몰했다는 헛소리는 낭설에 불과하다.

떠도는 낭설을 근거로 사람을 매장시키기는 쉬울지 모르겠다. 놀리기 쉬운 펜대라고 아무 말이나 개솔이랍시고 끌적거려 무슨 거창한 목적을 달성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이 상대방에게만 도덕적 결벽을 가질 것을 요구하는 시대착오적 주문과 걸핏하면 거대한 역사적 담론으로 끌고가려는 오류는 용납하지 못하겠다.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중앙일보 디지털 국회의원 게시판 이상유님의 글을 말미로 삼아 맺고자 한다.

..(전략)
박정희는 무능한 왕조가 나라를 빼앗긴 지 7년이나 지나서 태어나 일제식민상태를 보통의 일상으로 알고 살아간 평범한 조선인일 뿐이다. 그걸 실존이라고 한다. 박정희가 만주군관학교를 택한 것이 무슨 대단한 친일의 목적이겠는가? 좀 잘사는 놈들은 일본유학가고 고등문관시험을 치듯이 가난한 박정희는 대구사범이나 만주군관학교같은 무료교육을 택한 것뿐이다. 그리고 만주군관학교가 일본육사의 예과이기 때문에 성적우수자의 자격으로 일본육사에 간 것 뿐이다. ...(후략)

Posted by 眞明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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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眞明行 2008.02.10 19: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의 녹을 먹고 산 사람들 중에 일본제국주의에 봉사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었나요? 하다못해 벽돌 나르는 인부가 병영건설에 관련되면 그는 자동 친일파가 되는가요? 별스런 기준 다보겠네요? 님의 기준에 따르면 서푼어치 월급받고 군수공장에서 일한 사람. 황국신민 내선일체를 강요했던 각급 학교 선생들, 군비조달에 강제참여했던 각 면장급 이하 관리들, 징병시 신체검사를 해준 말단 보건소 공무원들까지 전부 친일입니다.

    소년소녀님. 공무원 중에 친일 안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해방직후 과도입법위원회에서 제정한 "민족반역자, 부일협력자, 간상배에 대한특별법"이라든가 제헌의회에서 제정한 "반민특위법"에서는 고등문관시험 합격자를 무조건 자동으로 부일협력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농부? 일본 침략전쟁에 공출을 담당했으니 그도 친일파겠네요? 식민지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몇가지나 되었습니까? 인텔리들은 뭘해먹고 살아야했지요?

    아~ 그리고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도 되겠습니다만.. 박정희의 군관학교 지원한 시기는본문에 나와 있다시피 1932년이 아니라 1939년입니다. 글도 제대로 안읽어 보셨군요.

  3. 소하 2008.02.10 19: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친일이냐 아니냐의 관점을 우리가 아닌 당시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에게 물어본다면 무어라 답할까요?
    백범 김구 선생에게 해방전 박정희를 어떻게 생각하는냐고 물어본다면? 무어라 답하실까요? 타도의 대상이라 답할가요? 아니면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까요?
    진명행님도 역사를 바라볼때는 현재의 가치관으로 보거나 나 자신의 관점으로만 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겁니다.

  4. ㅇㅇ 2008.02.10 2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하님도 역사를 바라볼때는 현재의 가치관으로 보거나 나 자신의 관점으로만 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5. 丹波 2008.02.10 2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하선생. 그대가 선생자까지 붙여가는 정치인 김구는 "국내에 남아있으면 친일파"라고 극언까지 한 양반이니 오죽하겠습니까. 김구도 결국은 정치인에 불과한 사람이지, 이런 문제에 있어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는 건 분명합니다.

  6. 2008.02.10 22: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나기드 2008.02.10 2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럼 친일의 기준이 무엇이란 말이요.

    개인적인 사정을 들먹이면서, 사정을 봐주다 보면 이완용이도 애국자가 되는 것이요.

    박정희를 너무 깔 필요도 없지만 그런 식으로만 봐주면, 세상에 비난할 사람도 없고, 전부 착한 사람 밖에 없는 것 아니겠소?

    전대머리가 광주에서 살인한 것도 애국행위가 되는 거구,
    김일성이가 남침한 것도 민족을 위해서라고 말하게 되는 것 아니겠소?

    침소봉대 하지 마시오.

    세상을 그런 논리로만 본다면 선도 없고 악도 없는 카오스 상태가 되는 것이요.

  8. 眞明行 2008.02.10 23: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구는 김승학의 주도로 친일파 규정 작업을 하면서 박정희를 친일로 분류하지 않았습니다. 해방직후 우리 민족 지도자들은 친일의 기준에 대해 서로 합의하지 않았지만 두 차례의 법률로서 일반적인 기준과 논거를 제시했습니다. 박정희의 경우 그 어느 곳에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가장 광범위하게 친일파의 범위를 규정한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의 친일파 규정에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대체 님들의 규정의 이론적 근거는 무엇입니까? 자기가 비난하고 싶은 시각에서 기준을 정해놓고 그 선을 넘어야 악인이 되는 것입니까?

  9. 제갈교 2008.02.11 0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편부터 차근차근 읽다보니 박정희 前대통령이 아무리 60~70년대에 군부독재를 해서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저해했다고 해서 그의 뿌리 자체를 나쁘게 보지 말자는 생각이 드네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

  10. BigTrain 2008.02.11 0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제에 어느 정도 기여했느냐"는 '객관적'인 판단기준을 도입한다면, 강제로 징용돼 남양에서 비행장 만드신 분들은 최악질의 친일파겠군요. 그 분들이 "죽기 싫어 끌려갔는"지 "가라 그래서 가셨는"지 "대동아전쟁의 승리를 위해서 스스로 나가셨"는 지 어떻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를 살던 사람들의 고민, 욕망, 현실 등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분들이 생각보다 더 많은 것 같습니다.

    PS. 이완용 평전을 읽어보니, 그를 애국자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의 행적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더군요. '이해'가 '공감', '인정', '합리화'하고는 다르다는 사실은 말 안해도 아실 거라 믿고 싶습니다만...

  11. 眞明行 2008.02.11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丹波선생/ 귀하인 줄 짐작했더랍니다. 읽고나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ㅎㅎ..이렇게라도 논전에 참여해주시니 소햏은 몸둘 바를 모르겠나이다. 참으로 소햏에게는 洪福이 아닐 수 없습니다.

  12. 眞明行 2008.02.11 09: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갈교님/ 소햏의 拙稿에 대해 그리 느껴주신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13. 眞明行 2008.02.11 10: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igTrain님/ 인물평가에서 선입견의 떼를 벗기는 일은 참으로 위중한 일이외다. 그나저나 이완용 평전이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오. 누군지 몰라도 참으로 배짱있는 사람일 것이오. 껄껄.

  14. 심재호 2008.02.11 1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찌보면 박정희는 이른바 정치판의 연쇄살인범이 되기 위한 길을 걸었던 셈이 되네요. 표창원교수님이 쓰신 한국의 연쇄살인에서 제 기준으로 보기에는 박정희와 유사한 설정을 통해 살인범으로 역사에 기록되는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누구였지? 유영철이었던가?

  15. 심재호 2008.02.11 12: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眞明行님//제가 괜히 주제넘게 모든 삶의 전반을 보고서 이런 소리를 한 것인지....... 에어리언 발언이 옳겠네요. 정치적으로 모독을 받으면서 자기 가족들은 그 비참함을 맛보고, 자신의 임무를 다한 이 나라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직접적인 역사는 아니지만.-의 역사에 진정으로 존경받아야 하는 분을 김일성과 더불어서 마구잡이로 괴롭힌 정치인이라고 하는 아니, 그런 티만 내는 정치군인에게 말이지요.

  16. 瑞菜 2008.02.11 1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일성 동생 김영주도 한때는 친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일본에 가까웠다지만
    김일성은 동생을 중용했지요.
    북한 초대 공군참모총장도 2차대전 때는 알아주는 에이스였다잖아요.

  17. 眞明行 2008.02.11 1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심재호님의 댓글의 맥락을 미천한 소햏이 미처 파악못하고 함부로 말했습니다. 이제 행간의 의미가 이해가 가는군요.

  18. 심재호 2008.02.11 1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眞明行님//[추가]아닙니다. 저도 예전에는 그런 식의 행동들이 많았으니까요. 앞으로 그걸 더 털어내야 하겠지요. 제 진의를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9. 2008.02.12 0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 眞明行 2008.02.12 1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글/ 새로운 둥지를 개설하심을 감축드리옵고 소햏도 한말씀 올렸나이다. 일취월장하시어 바라건대 뜻하는바 성취하시옵소서

  21. 2008.02.12 2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